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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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가 나오면 비트코인은 끝나는 것 아닌가요?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로, 그 사용 방식에 있어서 우리가 흔히 이해하는 은행예금계좌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우리가 신용카드/체크카드 등과 연동하여 결제에 사용하는 은행 계좌처럼 CBDC 역시 일상생활의 결제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제3자인 은행에게 맡겨진 '차용증'인 은행예금과 달리, CBDC 중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형태로 발행되는 것들은 소유주가 실제로 소유한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물론 비트코인과 달리 정부에 의해 압류될 수 있기 때문에 진정한 소유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은행이 파산하면 내 계좌에 들어있는 예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있지만, CBDC는 그런 위험은 없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달리, CBDC는 다음과 같은 단점들을 갖고 있습니다
-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되어 있지만, CBDC는 발행량에 제한이 없습니다.
- 비트코인은 그 어떤 단일 집단도 컨트롤할 수 없도록 탈중앙화되어 있지만, CBDC는 중앙화된 시스템이므로 단일 실패 지점을 갖습니다.
- 비트코인은 21만 블록마다 블록당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명백한 통화정책을 갖고 있으나, CBDC의 통화정책은 중앙은행과 정치인들의 의사결정을 따릅니다.
- 비트코인은 사용하는데 그 누구의 승인도 필요하지 않는데 반해, CBDC는 사용 권한이 정부에 의해 결정됩니다.
- 비트코인은 내 개인키를 내가 철저히 관리하는 한 압수가 불가능하지만, CBDC는 언제든 정부에 의해 압수될 수 있습니다.
- 비트코인은 지갑 주소를 보고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CBDC는 사용자의 신원과 지갑주소에 대한 일종의 KYC가 정부에 의해 철저히 이루어집니다.
- 비트코인으로 이뤄지는 거래는 검열이 불가능하지만, CBDC로 이뤄지는 거래는 정부에 의해 검열될 수 있습니다.(ex: '당신은 오늘 더 이상 ~을 구입할 수 없습니다.')
CBDC는 단지 우리가 사용해오던 신용화폐를 블록체인으로 옮긴 것이기 때문에, 최소 종이에 인쇄라도 해야하는 현금에 비해 잠재적 인플레이션의 위협에 훨씬 취약합니다. 또한 CBDC는 그 사용자가 무엇을 구매하려 하는지, 무엇을 얼마나 구매했는지, 어떤 상품을 얼마나 구매할 수 있는지가 정부에 의해 통제되며, 심지어 특정 기간안에 사용하지 않으면 유효하지 않게 만료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CBDC를 강제한다면 이것은 개개인의 경제적 주권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며, 수입을 CBDC로 저축하는 것은 개인의 자산을 정부에 맡기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정부가 운영하는 $LUNA입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CBDC가 일상적인 거래 용도로는 널리 사용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고귀한 '일'을 투여하여 벌어들인 돈을 비트코인으로 저축하여 주체적 개인이 될 것인지, 정부가 언제든 인플레이션으로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압수할 수 있는 CBDC로 저축할지는 당신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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