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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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에 있어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탈중앙화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질문합니다. 분명히 비트코인보다 훨씬 더 나은 코인이 많은 것 같은데 왜 비트코인은 출시된 이래로 단 한 번도 시가총액 1위의 지위에서 내려온적이 없는걸까요?
- '스마트 컨트랙트'의 대표주자 이더리움
- '3세대 블록체인이며 하스켈로 만들어진 학문적인 코인' 카르다노
- '익명성'의 모네로
- '비트코인보다 빠르고 수수료가 저렴'한 라이트코인, 비트코인캐시, 사토시비전...
- '초당 수 천 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솔라나
등 화려한 기능과 높은 성능을 가진 코인들을 보면, 오래되고 낡아 보이는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요지부동의 1등인 것은 일견 이해하기 어려워보입니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봅시다. 암호화폐가 왜 등장했을까요? 탈중앙화된 디지털 돈을 구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어떤 중앙화된 권위도 임의로 변경할 수 없고, 오로지 정해진 규칙에 따라서 예측 가능하게 생성되는 돈을 구현하는 것이 바로 암호화폐의 목적입니다. 그 합의에 자발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이 많은 네트워크일수록 가치있는 네트워크입니다.
암호화폐에 있어 유일하게 중요한 질문은 과연 그것이 정말 탈중앙화되어있는가? 이 단 한가지 뿐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나타내는 척도는 해시레이트입니다.(따라서 해시레이트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PoW가 아닌 코인들은 PoW 코인들에 비해 본질적으로 더더욱 중앙화되어있으며, 이는 다른 글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탈중앙화되어있지 않다면 결국 소수의 권위가 임의로 통화정책을 비롯한 프로토콜을 좌우할 수 있게 되며, 이는 현재 중앙은행의 신용화폐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또한 계속해서 변경을 가하고 '업그레이드'를 하려는 시도로 코드가 복잡해져 예기치 못한 심각한 버그를 만들거나 전체 네트워크에 위험을 초래할 확률이 커집니다. 어느 누구도 그런 불안정하고 위험한 네트워크에 땀흘려 번 자신의 돈을 투자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암호화폐라면 탈중앙화되어 있어야 그 존재 의의가 있는 것이며, 따라서 로드맵이 존재하고, 끝없이 변경되는 알트코인들은 애초에 존재할 이유 자체가 없습니다. 그들은 미등록 소프트웨어 회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당신의 돈에 자꾸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변경이 일어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잠을 잘 수 있겠습니까?
블록사이즈 전쟁은 비트코인의 컨센서스에 변경을 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었고,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 프로토콜을 변경하려는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 증명하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사실 많은 기능과 높은 성능은 탈중앙화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의 중복저장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여기에 그 어떤 꼼수를 쓰든 절대로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의 속도를 앞설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그냥 일반적인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서 구현하면 될 기능들에 왜 굳이 '블록체인'을 접목하려하는가? 질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잡주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내러티브를 사기 때문입니다. 마치 닷컴버블 당시 .com 도메인만 붙이면 주가가 폭등하던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현상입니다. 이 거품은 매우 빠르게 꺼지고 있으며, 10년 이상 그 코인들의 창시자들에게 부를 안겨준 것 외에는 보여준게 없는 '혁신적인' 알트코인들은, 그것의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염원을 싣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다른 모든 알트코인의 해시레이트를 합한 것을 아득하게 초월하는 컴퓨팅 파워로 해시레이트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참고:
- 비트멕스 블로그 - 블록사이즈 전쟁
-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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