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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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가격이 계속 올라야지만 유지되나요? (죽음의 소용돌이)

어떤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끝없이 가격이 올라야지만 유지되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합니다. 가장 유명한 주장은 [블랙 스완]의 저자 Nassim Nicholas Taleb의 죽음의 소용돌이 이론입니다.
Nassim Nicholas Taleb
[더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1.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거치면 블록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2. 그렇다면 가격이 2배로 올라야지만 채굴자들이 같은 채산성 하에 채굴을 할 수 있습니다. 3. 만약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채굴자들은 계속 채굴하기가 어려워지고, 네트워크의 보안성은 떨어지게 되어 가격은 더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4. 이런 식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채굴자들이 채굴을 중단하고, 네트워크의 보안성이 떨어지고, 가격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 결국 비트코인은 죽게 됩니다. 언뜻 보면 그럴듯할지 모르지만, 이는 비트코인의 난이도 조절에 대한 이해가 없어 생기는 오해입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2016 블록마다 평균 블록 생성시간이 대략 10분에 수렴하도록 난이도가 조절됩니다. 매 난이도 조절 시점부터 그 후로 2016개의 블록이 생성되는데 걸린 시간이 평균 예상보다 길었다면 난이도가 쉬워지고, 짧았다면 난이도가 어려워집니다. 즉 채굴 경쟁이 줄어든다면 채굴하기가 쉬워지고, 채굴 경쟁이 늘어난다면 채굴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극단적으로 채굴자들 대부분이 채굴을 중단한다면 전문 채굴 장비(ASIC)가 아닌 당신의 컴퓨터로도 채굴이 가능할 정도로 난이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에 비해 난이도가 너무 낮아지면 자연히 채굴자들이 새로 유입될 유인이 생기고,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이런 경제적 균형 때문에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중단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은 2009년 1월에 처음 등장했고, 처음으로 유의미한 가치를 인정받아 실물과 교환된 것은 2010년 5월 22일 입니다. 바로 플로리다의 프로그래머 Laszlo Hanyecz가 10,000 BTC로 파파존스 피자 2판을 사먹은 사건입니다. 이 날은 오늘날까지도 비트코이너들 사이에서 비트코인 피자데이로 기념됩니다. 즉,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비트코인이 등장한 이후 무려 거의 1년 반 동안이나 아무런 경제적 유인이 없는 상태에서도 채굴을 해 왔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비트코인이 주류 제도권에서도 적극적으로 포용되는 금융자산으로 성장한 현 시점에서 '죽음의 소용돌이'와 같은 주장은, 이제 '과거에는 이런 걱정도 했었다'며 전해질 이야기가 되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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